많은 분들이 공부를 할 때 어떤 방식이 더 효율적인지 고민하곤 합니다. 읽는 공부가 좋은지, 쓰는 공부가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유명한 강사들조차 의견이 갈리는 경우도 많죠. 한 강사는 반드시 쓰면서 공부해야 한다고 하고, 또 다른 강사는 쓰면 효율이 떨어지니 읽기만 하라고 조언하기도 합니다. 도대체 무엇이 정답일까요?
사실 이런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입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우리가 왜 '쓰는 공부'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해입니다.
왜 우리는 쓰는 공부를 할까?
쓰는 공부의 이유는 단순합니다. 집중이 잘 안 되기 때문입니다. 눈과 뇌라는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손과 종이라는 원시적 도구를 사용해 공부를 합니다. 이것이 비효율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10의 노력을 들인다면, 8 정도는 노동이고, 나머지 2가 순수한 공부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쓰는 공부는 비효율적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쓰는 공부는 집중이 잘 안 될 때 굉장히 유용합니다. 손은 우리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도구입니다. 반면에, 머리로 "집중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잡생각을 키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쓰는 공부는 우리의 손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집중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뇌를 이기는 방법: 몸을 사용하라
집중을 위해서는 뇌를 뇌로 이기려 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몸을 사용해서 뇌를 이겨야 합니다. 코끼리를 힘으로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뒤에서 부드럽게 밀어주는 것처럼, 잡생각을 이기려고 억지로 힘을 주는 대신, 손을 사용해 필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집중하게 됩니다.
즉, 필기를 하면서 우리는 몸을 사용해 뇌의 잡생각을 덜어내고, 결국 공부에 몰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쓰는 공부와 읽는 공부의 적절한 조화
그래서 쓰는 공부가 꼭 필요합니다. 하지만 항상 쓰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저도 공부할 때, 집중력이 최고조일 때는 읽는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합니다. 읽고 이해하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나가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집중이 잘 안 되거나, 여러 가지 외부적인 요인으로 잡생각이 많을 때는 필기를 시작합니다. 도표를 그리거나, 잘 모르는 부분을 다시 써보면서,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다시 공부에 몰두하게 됩니다.
실천적 조언: 머리말부터 써라
작년, 제가 로펌을 나와 강의를 시작하려 했을 때, 신용환 선생님께 조언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책을 잘 쓰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여쭤봤죠. 그분은 이렇게 답하셨습니다: "머리말 먼저 써."
이 짧은 조언은 저에게 큰 넛지를 주었습니다. '책을 쓰기 전에 철저한 계획을 세워라'라고 추상적으로 말하기보다, 실천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제시해주신 겁니다. 이렇게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결론
공부를 할 때 중요한 것은 몸을 사용해 뇌를 이기는 방법을 아는 것입니다. 쓰는 공부와 읽는 공부의 적절한 조화를 찾고, 상황에 따라 필기를 활용해 집중력을 높여보세요. 계획이 막연하게 느껴질 때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공부는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을 통해 자연스럽게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을 통해 집중이 잘 안 되는 상황에서 필기의 중요성과 몸을 사용하는 공부법의 효율성을 느끼셨기를 바랍니다.